감상글(책)

<에세이> 사람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5:57

김용택, 사람, 푸르메

김용택 시인은 섬진강 진메마을에서 나서 지금도 그곳에서 살고 있다. 자기가 자란 마을, 혹은 근처 마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마을 아이들과 같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산다.
이 책은 마을에서 함께 성장했던 또래들의 삶, 일가 피붙이의 삶, 성년이 되어 사귀게 된 벗들의 삶, 학교 아이들의 삶을 자기와 연이 닿은 부분을 중심으로 진솔하게 풀어놓은 이야기이다.
김용택 시인이 기억하는 마을 친구들은 대개 순박하고 농사일에 능한 사람들이지만 이농을 부추기는 사회구조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고향에 남든 떠나든 고단한 삶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지금껏 교류가 이어지거나 사고로 이별하게 된 사연들이 기쁘게 아프게 읽힌다.
돌다리 건너편에서 어린 용택이를 나무라던 어머니 이야기도 재미있거니와, 학교 교육을 받지 않은 어머니가 ‘사람이 그러면 못쓴다’는 단순한 가르침을 통해 자식을 삶을 걱정하고 변화시키는 내용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은 사람 사이 살다가 사람 사이 흔적 남겨놓고 가는 존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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