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주)웅진씽크빅, 2009.
저자는 아픈 나무를 고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나무 의사이다. 나무도 생로병사가 있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인간과 다르지 않다. 저자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검은 피를 쏟아내는 나무에게 칼을 대서 삶을 연장시키는 게 맞는지 고민에 빠지기도 하는데 생명에 대한 외경심 때문일 것이다.
먼 데, 가까운 데 있는 이웃의 이야기를 전하듯 나무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펼쳐 놓은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무 한 그루가 되어 앉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다 듣게 된다.
아까시의 질긴 생명력을 보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생명의 가치를 생각하기도 하고,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부부가 다음 생엔 주목나무로 오래 인연을 맺기를 소망하는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한다. 볼품없는 회양목이 속으로 얼마나 자기를 다지고 있는지를 말하며, 자작나무 껍질로 연서를 쓰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도 이야기한다.
하고 많은 나무 중에 내게 이웃의 자리를 내어준 나무는 없었을까. 있다면 어떤 나무였을까. 아니, 내가 먼저 나무의 이웃이 되어주어야 비로소 나무도 내게 벗이 되거나, 스승이 되거나 해서 곁을 줄 것 아닌가.
그가 나무처럼 살고 싶다 했으니, 나는 나무와 좋은 이웃이 되고 싶다고 말하련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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