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새들은 과외수업을 받지 않는다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22:26

김종철·이현주·장회익, 새들은 과외수업을 받지 않는다, 샨티

- 생태 공동체란 말이 있다. 그 단위가 지구라면 지구 공동체, 그 단위가 우주라면 우주 공동체라는 말을 써도 좋겠다. 마을이든, 지구든, 우주든 그 공동체가 평화롭게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면 생태적 사고를 받아들여야 한다.
생태적 사고의 소유자는 인간과 동식물, 무생물과 그를 둘러싼 주위 환경 요인 전체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유기체임을 인식하고, 자신의 삶이 공동체의 질서를 훼손하지 않도록 경계한다.
생태적 사고가 일상에서 자연스런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김종철은 “모든 목숨붙이들이 공존공생할 수 있으려면 고르게 가난한 삶을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현주 역시, 배나무의 배와 돼지가 인위적인 부양에서 벗어나서 자연 속에 던져졌을 때 원래 자기 체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필요한 만큼만 먹고 사는 가난의 여유에 대해 역설한다. 장회익은 “되도록 일을 적게 하여 생태계가 자연 상태로 남아 있게 하는 것이 오히려 선한 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새들은 과외수업을 받지 않고도 저절로 일을 깨치지만 사람은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도 오히려 일을 낭패로 만들기도 한다. 앎이 모자란 탓도 있겠지만 앎이 한쪽으로 치우친 탓도 있겠다. 그러니 반성적 사고야말로 생태적 사고의 출발이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