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톰소여와허크 2011. 4. 3. 23:05

 

실상사의 저녁

 

공지영,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오픈하우스, 2010


  유명 항공사 직원과 유명 대학의 학생이 잇따라 생을 버리는 일이 있었다. 세상의 무게에 짓눌려 얼마나 괴로웠으면,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 짊어 진, 내려버리면 그만인 욕망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 같다.

  현실이 더 이상 감당이 안 될 때 다른 것을 욕망하기 시작한 사람이 하나 둘, 지리산 자락에 모였다. 책에 소개된 버들치(박남준) 시인, 낙장불입(이원규) 시인이 그런 사람이다. 버들치 시인은 도시의 밥벌이를 버리고 덜 쓰고 적게 먹는 삶을 찾아 왔다. 낙장불입 시인은 도시에서 가족과 직장을 다 잃고 지리산에 와서 새로운 생을 찾았다.

  이들은 단순히 살고 혼자 즐기며 사는 삶의 영역을 넘어서서 수경 스님 등을 따르며 생명 운동에도 참여하고, 배움 학교를 열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산다.

  행복(幸福)의 복(福) 자를 풀어서 보면 한 사람의 입 밑에 밭이 있다. 示(귀신, 조상)을 알고 적게 욕망하고 사는 지혜를 배우라는 말씀처럼 여겨진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