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촐라체

톰소여와허크 2012. 3. 29. 13:31

박범신, 촐라체, (주)푸른숲

 

- 2005년 촐라체 등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환하던 박정현, 최강식 대원이 크레바스를 헤쳐나와 눈과 빙벽의 노지에서 사오일 비바크를 하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구조되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촐라체다.

  소설 속 주인공 세 명은 가족 문제 등 각각의 고통으로 삶에 부대끼고 내몰려 히말라야까지 피신하듯 온 사람이다. 촐라체 등정과 극한의 체험을 겪는 동안 그들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동상 후유증으로 손가락, 발가락을 잃었지만 삶에 대한 회의와 허무로부터 구원받은 느낌을 준다.

  크레바스에 빠진 동료, 로프를 끊어야만 본인이 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삶에 대한 본능과 죽음의 유혹을 동시에 견디며 끝내 놓지 않았던 로프!, 있는 힘을 다해 보는, 하는 데까지 해보는 간절한 마음이 통해서일까. 죽음에 맞섰던 주인공에게 다시 삶이 열린다. 설령, 구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삶을 더 열렬하게 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책을 덮으니 촐라체가 몸 어디에 들어있는지 바람소리 사납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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