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그와 나 사이를 걷다, 골든에이지,
파리의 페리 라셰즈 공동묘지에는 오스카 와일드, 폴, 엘뤼아르, 발자크, 쇼팽, 모딜리아니 등이, 몽마르트 공동묘지엔 에밀 졸라, 뒤마, 스탕달, 에드가 드가 등이 묻혀 있단다. 숱한 예술가와 그들을 기리는 비석이 명소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망우리 공원묘지가 바로 그곳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망우리 구석구석을 누비며 예술가, 연예인, 독립투사를 망라하며 굵직한 족적을 남긴 유명인들의 비명을 읽고 그들의 삶을 회고하는 시간을 갖는다.
유해를 화장 후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절반이 보내지고, 나머지 절반이 망우리에 묻혔다는 이중섭이 있고,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 구절로 남은 박인환이 있고,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의 주인공인 가수 차중락이 있고, 민족 대표 한용운과 오세창이 있고, 불운한 시대의 희생자가 되어 비석에 글을 새기지 못한 조봉암도 여기 있다.
제목대로 그와 나 사이를, 앞서 간 사람의 흔적과 길을 찾아 헤매는 사람 사이를 천천히 걸어 보고 싶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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