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근대의 아틀리에

톰소여와허크 2012. 4. 22. 12:32

이쾌대 作, '봄처녀' 1940년대 말 추정

 

김영동, ‘근대의 아틀리에’, 한티재, 2011.

 

 

- 대구 출신이거나, 대구를 연고로 해서 그림을 그렸던 화가와 그들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다. 서동진, 이인성으로 이어지는 대구 출신 화가에 6.25 전쟁의 피난지 역할을 했던 까닭에 대구에 인연을 맺게 된 화가가 많았다.

  그림 학원인 ‘대구미술사’를 운영하며 이인성을 발탁하여 최고의 화가로 키워낸 서동진, 그의 그림, ‘설경’(1920년대 말 추정)을 한참 본다. 어디선가 오래 봐 왔던 것처럼 익숙하고, 익숙한 만큼 정겨워서 쉽게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월북 작가 이쾌대의 ‘두루마기 입은 자화상’의 푸른색의 청징한 느낌도 좋지만, 작가를 매료시켰다는 ‘봄처녀’는 어떤가. 인물의 움직임과 표정이 주변 배경과 색감과 어울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준다.(실제 그림을 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대전 출신으로 피난지 대구에 머물게 된 강운섭의 ‘유성이 있는 밤하늘’은 어린 시절의 꿈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으며, 평북 정주 출신으로 대구에 정착한 전선택의 ‘마부’는 편안하고도 쓸쓸한 느낌을 준다.

  그림을 몰라도 그림이 좋다. 눈 배리는 일이 적잖은 삶에 인화된 달력 그림 한 장에도 시력이 돌아오기도 하니.(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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