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평전> 사기열전

톰소여와허크 2012. 2. 7. 00:49

 

사마천(김원중 역), 사기열전 1 2, (주)민음사

 

 

- <사기>는 궁형으로 인한 수치와 절망 속에서 자신을 분발시켜 완성시킨 역사서이자 평전이다. 역사의 한 장면을 주도적으로 살고 간 인물에 대한 전기적 사건에다 평을 더하는 식으로 후대에 어떤 시사점을 주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 특히, 제왕과 군주보다는 그 밑에 실권을 행사하고 또 권력에 의해 희생되기도 하는 참모 성격의 2인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유난히 많다.

  다리 잘린 제나라 손빈이 방연에게 복수하고, 아버지와 형을 잃은 오자서가 원수의 초나라를 깨는 이야기 등은 꽤나 흥미롭다. 이런 인물은 어려운 시절을 헤쳐 나와 집요하게 자신의 일을 추진해가는 불굴의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제나라 맹상군은 좀도둑이나 동물 흉내 내는 사람을 잘 대우하여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지만 한나라 조조는 원앙과의 불편한 관계가 빌미가 되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가운데 조금씩 진보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역사의 교훈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마천은 <사기>를 세상에 내보냈다. 나라가 서고 바뀌고, 숱한 인물이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성찰하면서 이 시대를 지혜롭게 열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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