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다와 마법의 숲
- 메리다는 말 타고 활쏘기를 좋아하는 말괄량이 공주다. 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든지 딸아이를 정숙하게 길러 훌륭한 왕비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치려고 한다. 딸은 좀 더 자유롭게,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니 어머니와 부딪칠 수밖에 없다. 모녀의 아슬한 관계는 힘겨루기를 통해 배우자를 고르는 데 이르러서 폭발하고 만다.
어머니는 딸을 위한답시고 사실은 자기 뜻대로 하려 했고, 딸은 원래 의도한 바는 아니라지만 어쨌든 주문을 걸어 어머니를 곰으로 만들었다. 조각난 보처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지만, 딸과 어머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결국, 찢어진 보를 깁고 마법을 푼다.
사랑에는 이기적인 면과 이타적인 면이 서로 뗄 수 없이 한데 섞여 있다. 사랑의 셈법에서는 너를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숭고한 면이 있는가 하면, 상대를 자신에게 묶어 두려는 다소 강박적인 면도 있다. 그러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구속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메리다 기질이 보이는 일학년 소민이가 어느 대목에선가 눈물을 보였다. 그 우는 속을 부모인들 알겠는가. 지나친 관심과 욕심으로 혹시 아이의 원망을 사고 있지는 않은지 조심할 뿐이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