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불국토를 꿈꾼 그들

톰소여와허크 2013. 2. 19. 15:43

 

황룡사지(2012.12)

정민, 불국토를 꿈꾼 그들, 문학의문학, 2012

 

- <삼국유사>의 몇몇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고 나름의 시각으로 풀어 쓴 글인데, 얼핏 허황되어 보이는 장면들도 역사적 맥락으로 이해할 때 결코 허튼소리는 아니라고 말한다.

  공부 삼아 황룡사 관련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진흥왕 시절, 궁을 지으려다 황룡이 나타난 것이 시발이 되어 절을 짓게 되는데, 그 터가 마침 석가모니 전생인 가섭불이 결가부좌하여 수도한 곳이란다.

  황룡사 건립 몇 년 후 장륙존상(1장 6척 높이의 입불)을 만들었다. 서축의 아육왕(인도 아쇼카 왕)이 철과 황금을 배에 실어 보내면서 인연 있는 땅을 만나 조성되기를 바라던 불상이다.

  진평왕 때 금당이, 선덕왕 시절 9층 목탑이 완공되었으니 가람이 완공되는 데 90년 넘게 걸렸다. 황룡사 9층탑은 문수보살과 태화지(太和池) 신인(神人)의 명을 받은 자장이 중심이 되어 건립하였고 백제인 아비가 파견 와서 중추적 역할을 다했다.

  9층탑 건립 후 다시 100년이 지나 경덕왕 시절, 황룡사 대종이 만들어진다. 1238년 몽고 침입으로 황룡사 탑이 불타면서 종을 탐낸 원나라 군사들에 의해 옮겨지다가 감은사 앞 강물(大鐘川)에 종을 빠뜨렸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황룡사 건립부터 대종 완성까지 200년이 걸렸으니 불국토에 대한 지배층과 당대인들의 염원과 정성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전에는 분황사에서 황룡사 터를 물끄러미 보고 지나쳐 왔으나, 기회가 된다며 황룡사지를 천천히 걸어 봐야겠다. 바람결에 옛이야기 한 소절 듣는 행운을 기대하며.(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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