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사계절출판사
_ 홍명희의 장편소설<임꺽정>을 읽고 생각할 거리를 끄집어낸 책이다. 스승인 갖바치와 임꺽정, 그리고 여러 의형제들의 에피소드와 결연 과정을 보며 이 시대의 마이너(비정규직, 청년 백수 등)가 갖추었으면 하는 자세나 마음가짐에 대해 원작자 못지않은 입담을 보여 준다.
그 중에 공부(앎)에 대한 장을 보면, 백정 학자 양주팔이 조정 신하들과 교류하고, 의술을 베풀며 어디든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 수 있었던 바탕은 공부였고, 스승을 찾아 앎을 넓힌 대가란다. 물론, 출세와 부와 연결되는 공부와는 구별된다.
청석골 두령은 활의 달인, 돌팔매의 달인, 축지법의 달인, 언변의 달인이다. 놀이와 별반 구별되지 않는 배움이 그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들의 서사가 썩 훌륭하다 해도 서로 상대의 이야기에 대해 경청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공동체의 결속력은 대단한 것이 못되었을지 모른다.
마이너에 관한 다음의 정의가 그럴 듯해 보인다.
“마이너란 단지 추방당한 자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주류적 가치로부터 자유로운 자들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마이너란 낡은 습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새로운 형식을 창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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