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출헌 외,『고전문학사의 라이벌』, 한겨레출판, 2006
- 이인로와 이규보, 정도전과 권근 등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을 서로 견주면서 그들의 작품이나 시대를 읽어 내려는 글을 모아놓았다.
이옥과 김려 편은 라이벌의 측면보다는 글을 매개로 한 돈독한 우정이 더 크게 느껴진다. 박지원과 이옥은 당대에 소설식 문체로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이다. 이들이 능력을 한껏 펼치지 못한 데는 아이러니하게 개혁적인 군주로 알려진 정조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
규장각에 서얼 출신까지 품어서 기회를 주는 진보적인 면과 고전의 문체만을 고집하며 양보하지 않던 보수적인 측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는 정조에 대한 공부가 좀 더 있은 후에야 가능하겠다.
이옥이란 인물도 참 맹랑해 보인다. 정조의 눈높이에 들려 하지 않고, 끝내 유배까지 마다하지 않고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시대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승자로 만들었듯이 이옥과 이옥이 지은 글도 주목을 받고 있는 듯하다. 이미 이옥이 최고의 글쟁이임을 알아보는 김려의 사심 없는 눈이 있었다는 것도 같이 메모해 둔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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