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

톰소여와허크 2013. 12. 1. 10:30

김진경,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 ㈜해냄에듀.

 

* 1980년대 말에 나왔던 책을 최근의 단상을 덧붙여 다시 내놓았다.

  제목이 된 비둘기와 까치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선배의 목격담을 통해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보기에는 서로간의 다툼이 심한 편이라고 전한다. 반면에 새끼 까치가 위협에 처하자 어디선가 새까맣게 까치 떼가 내려와 새끼 까치를 둥지로 올려주고 뿔뿔이 흩어지더라는 이야기도 전한다.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 “그러나 진실은 언제까지 숨겨질 수만은 없는 것이라고, 진실에 대한 질문이 존재하는 한 어느 날인가 우리가 까치가 되어 함께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에 새로 더한 이야기에서는 ‘구별 짓기’란 말이 기억에 남는다. 왕따나 학교 폭력 등 심각한 교육 문제를 구별 짓기의 극단적 형태로 보는 것인데, 아이들 스스로의 문화라기보다는 어른들의 모습을 따라 한 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학교 교육은 이미 상층의 구별 짓기 수단으로 전락했다. 기회균등의 원리를 살려 구별 짓기를 완화함으로써 사회적 구심력을 만들어 내야 하는 학교 교육이 이렇게 되었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 타자에 대한 상상력, 자기 성찰, 평등과 우애 등의 시민적 가치가 거의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라며 현 교육을 진단한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 또 그 정도에 대한 인식은 시각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문제를 문제로 보는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공유되는 일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주 값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