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자전거가 있는 풍경

톰소여와허크 2014. 7. 2. 12:03

 

공선옥 외, 『자전거가 있는 풍경』, 아침이슬, 2007.

 

   - 자전거를 소재로 한 수필을 모아놓은 글이다. 몇 구절을 인용하면,

 

   *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가면 훨씬 빠를 테지만, 또 버스나 기차를 타면 좋아하는 책도 느긋하게 읽을 수 있지만, 책에는 담겨 있지 않은 삶과 느낌을 맛보고 싶어 자전거를 탑니다.(최종규)

   * 자전거를 훔쳐 가는 일은 자전거만을 훔쳐 가는 게 아니라 그 자전거를 포함해 한 사람이 꿈꿨던 희망과 낙관을 모두 훔쳐 가는 일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자전거를 잃어버린 적이 있는 사람들은, 또한 자전거 도둑에 한해 그 특수절도를 가중처벌시킨대도 두 팔을 들고 환영할 것이다.(김연수)

   * 나는 첫날부터 서울의 길들이 자동차와 자동차 회사를 위한 것이지 결코 보행자나 자전거를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달았다. 서울의 길들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겐 그 자체가 엄청난 공갈협박이자 인권 침해였다.(김진경)

 

   자전거를 배울 때, 자전거를 처음 사게 되었을 때, 자전거에 푹 빠졌을 때, 그 자전거를 잃어버렸을 때 저마다 자전거에 대해 할 말이 있고, 아직 못 다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신천 둔치 임시 장터에서 날렵하게 생긴 자전거를 사던 날의 뿌듯했던 기억, 어딘가 세워둔 자전거를 도둑맞고 며칠을 찾으러 다녔던 기억이 책의 어느 대목에선가 살아난다. 얼마전 집 앞에 세워둔 딸아이 자전거를 누군가 가져가서 아직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도 생각이 미친다. 자전거의 매력이 여전한 만큼 가중처벌 받아 마땅한 사람도 여전하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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