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청미래.
- ‘나’와 ‘클로이’가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따라 읽는다. 따라 읽으면서 자신의 경우를 끊임없이 대입하면서 수긍하기도 하고, 연애에 빠지기도 하고, 예상치 않은 대목에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상황에 빠지기도 하고 뒤로 물러서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매력을 느끼는 것은 계획이 아니라 우연이다”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사소한 다툼이 있었지만 서로에게 적응해 간다. 유머나 웃음으로 더 나빠지는 상황을 피해가기도 하는데, “웃을 수 없다는 것은 인간적인 것들의 상대성, 사회나 관계에 내재된 모순, 욕망의 다양성과 충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사람을 읽고 세상을 읽고 그러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저자의 생각을 군데군데서 만나게 된다.
‘클로이’와의 이별은 생생하기도 하거니와 그 과정에 ‘나’가 감당해야 할 고통의 크기와 이 상황을 분석하려는 ‘나’의 정신까지 더해 마지막 순간까지 흥미롭게 읽힌다. 사랑에 실패한 ‘나’는 금욕주의자들에게 “다른 사람에게 나를 실망시킬 기회를 주기 전에 스스로 실망해버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보았으며, 반대로 낭만적 실증주의자들은 사랑을 따라하기 어려울 만큼 이상화시켰다고 보았다. 그 사이를 고민하는 게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일 텐데, 결국 사랑은 끝없는 질문이자 부정확한 답의 연속일 것이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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