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비평서> 김수영을 위하여

톰소여와허크 2014. 10. 28. 21:35

강신주, 『김수영을 위하여』, 천년의상상, 2012.

 

 

  - 김수영의 시와 산문을 분석하면서 김수영이 우리 사회에 갖는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덧붙이는 글에서 저자는 자신이 김수영과 어떻게 해후했는가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김수영의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밝히고, 이제는 김수영을 떠나 자기 세계를 구축해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상당한 분량과 시간을 할애해서, 김수영의 시 <달나라의 장난>(1953)을 파고든다. 김수영은 팽이 도는 모습에서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 /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라고 했다. 자기중심을 가지고 자기 스타일을 갖고 세상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저자는 해석한다. 남과 구별되는 단독성을 가질 때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김수영이 온몸으로 깨우친 것을 강신주가 다시 온몸으로 받아서 대신 읽어주는 느낌을 받는다.

  “자유롭게 사는 것, 혹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서 사는 것. 이는 단순한 구호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만의 시선으로 자신과 세상을 정직하게 응시하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하며, 책을 읽고 읽은 것을 이렇게나마 몇 자 적어보는 것도 그런 안목을 키우려고 나름 애쓰는 것일 테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