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사랑법 / 김주대
주대야
술 마이 먹찌 마라라 제발
몸도 안 조타 카민서
자아, 한잔 바다라
-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 현대시학사, 2014.
* 스승의 사랑이 좀 그렇다. 남 생각하는 척하며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라면 얄밉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와 닿는 느낌은 그 반대쪽이니 이상하다. 유머러스한 내용이지만 역설에 그 역까지 생각이 미친다. “술 마이 먹찌 마라”도 진정이고, “한잔 바다라”도 애정이다.
스승은 정을 준 것이니 마셔도 취하기만 할 뿐 몸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물론, 장담은 못한다). 술! 소리에 예! 하며 마중해야 예술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시인의 이름에도 ‘주’(酒)와 ‘대’(大)가 있으니 어지간히 버티기는 하겠지만, 술의 "바다"까지 나아가는 지극한 경지가 있다 하더라도 언제든 일상으로 귀환해야 할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바로, 그 경계가 예술이 활발한 지점일 수도 있겠다.
술이 약한 나 같은 사람은 한잔을 열잔처럼 길게 마시는 주법을 익혀야 마땅할 터인데 누가 “한잔 바다라” 권하는 이 있어 주량도 잊고 두주불사하고픈 마음은 왜 일까. 심심한 저녁을 위하여 건배하고 싶다. 자아, 진하게 한 잔!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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