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봉, 『역사와 만나는 문학기행』, 한겨레신문사, 1997.
- ‘문학으로 만난 역사’란 제목으로 편편이 소개되었던 저자의 글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현실 참여적이거나 현실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일정 부분 현실에 영향을 주기도 했던 작품을 고르고, 그 작품의 무대를 직접 찾아서 당시의 배경이나 분위기를 떠올려보고 작가의 목소리도 들어보는 구성으로 짜여 있다.
박태원의 ‘천변풍경’을 말하면서 “그것, 다 괜은 소리…… 덮긴, 말이 그렇지, 이 넓은 개천을 그래 무슨 수로 덮는단 말이유? 온, 참…….”이란 문장을 인용하면서 그 청계천이 복개되고 “어두운 터널 속에서 소음과 진동에 짓눌리며 질식 상태로 흘러가는” 현재와 대비하는데, 시간은 또 흘러 청계천이 다시 흐르고 그 공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거꾸로 4대강의 흐름을 막는 데 막대한 돈과 국력을 소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해직교사가 되어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이란 시를 썼던 도종환은 이 책이 나올 당시까지는 복직되지 못했지만, 뒤늦게 복직되어 국회의원까지 되었으나 자신이 꿈꾸는 세상은 아직 멀기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역사는 꿈꾸는 사람에 의해서 조금씩 나아진다고 한다. 소설과 시가 그 꿈의 기록일 수도 있겠지만 얼마나 치열하게, 올바른 것을 고민하면서, 정성껏 꿈꾸는가는 결국 작가의 몫이다. 물론, 독자도 그 꿈과 무관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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