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도 선착장 내려가는 길 (2015, 여름)
강제윤, 『당신에게, 섬』, 꿈의지도, 2015.
- 섬 여행 전문가로 알려진 저자는 스스로를 나그네로 칭한다.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섬에서 섬으로, 길에서 길로 다닌 결과물이 한 권의 책으로 엮여서, 당신이 그냥 지나쳤거나 미처 알지 못한 섬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주의 중섭 미술관을 윗길로 치고 기회가 되면 김영갑 갤러리를 찾아야겠다는 당신에게 변시지 화백의 <태풍>을 만날 수 있는 기당 미술관도 고민 목록에 넣으라고 알려준다. 또 욕지도의 산신당, 가파도의 할망당, 수우도의 장군당 등 섬에 남아 있는 성황당이나 당집을 찾아 그 유래와 전설을 살피는 게 요긴한 여행 지식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나그네는 섬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 시간의 여유를 갖고 산이나 둘레길까지 답사하는 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그네는 걱정도 많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어장을 잃어버린 사례를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섬에 불어오는 개발 붐이 섬의 생태를 변화시키고 그 고유성을 잃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섬의 미래를 우울하게 할 거란다. 나그네는 “세상은 인간의 필요를 위해서는 충분히 풍족한 곳이지만 인간의 욕망을 위해서는 언제나 모자란 곳이다”란 말로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경계한다.
자본과 욕망이 한 덩어리가 되어 뭍과 섬을 넘보는 오늘, 그 욕망을 잠재울 섬이 오래오래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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