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평전> 공자 평전

톰소여와허크 2015. 12. 20. 19:57

천웨이핑(신창호 역), 『공자 평전』, 2005.

 

 

- 공자가 제자 안회의 죽음을 접하고 자신이 그토록 강조하던 예법을 어기면서까지 슬퍼했다는 글을 읽고 공자가 좀 좋아졌고, 공자가 아버지 없이 어렵게 자란 걸 알고 공자가 더 좋아지긴 했다.

  본문에 소개된 몇 장면을 따라가 보면, 공자가 제후국을 전전하며 좀처럼 쓰일 기회를 얻지 못하자 제자 자공이 공자의 이상이 너무 높아서 그런 것이니 조금 낮추는 게 어떤지, 현실에 맞게 이상을 수정할 것을 묻자, 공자는 “지금 네 스스로 이상에 믿음을 갖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수용하느냐 않느냐에 집착한다면, 그건 근본적으로 너의 지향이 작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입장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 점은 공자가 꼭 옳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 자공과 공자 사이 싫든 좋든 어떤 결정을 내려서 목소리를 내는 게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나은 경우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배워서 넉넉하면 벼슬에 나아간다”고 했던 공자의 말은 벼슬을 세습하는 귀족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말이었을 걸로 저자는 생각한다. 이때 배움은 지와 덕을 함께 말하는 것일 테다. 진정한 지도자는 머리로만 배워서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관리자가 아니라, “진․선․미를 내면적 요소로 겸비한 인간”임을 생각하게 한다.

  공자는 찬사와 비판을 오가며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장 자본주의가 자본을 절대시하고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사회를 불안케 하는 요소가 있을 것인데, 이(利)를 가볍고 여기고 의를 중시 여기는 마음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사회에 제동을 걸고 균형을 잡아주기도 할 것이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