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건축, 스케치로 읽고 문화로 느끼다

톰소여와허크 2016. 9. 17. 12:27





최상대, 『건축, 스케치로 읽고 문화로 느끼다』, 학이사, 2013.


   국내외 건축 명소에 대한 스케치와 함께 평을 곁들인 책이다. 창의적 건축, 명품 건축을 위해서는 건축가의 능력과 함께 건축주와 행정부서의 역할도 선행되어야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건축의 작품화와 명품화를 꾀하는 일이란다.

   꼬르뷔제가 설계한 사보아 주택은 영구 보존하는 길이 열렸지만, 그의 제자이기도 한 김중업의 작품, 「구, 제주대학 본관건물」은 건물의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사라져버린 현실을 개탄하기도 한다. 꼬르뷔제는 ‘주택은 사람을 담는 기계’라고 했지만, 저자는 ‘주택은 사람을 담는 인간적인 기계’로 고쳐 부르고 싶어 한다.

   런던 템즈 강변 ‘클로어 갤러리’는 제임스 스털링의 작품이다. 윌리암 터너의 작품을 소장해서 전시하는 미술관이라고 하니, 저자의 말대로 건축기행과 미술기행을 같이 할 수 있는 곳이다. 저자는 미술관, 도서관, 공연장 시설이 별도 구분되어 있는 것보다 생활 속에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하고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의 뒷부분은 중국, 일본 건축 스케치와 금강산 스케치가 담겨 있다. 금강산 방문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는 대신 스케치를 쉬지 않고 한 기록물인 셈이다. 통일이 되면 그의 스케치북이 훨씬 바빠질 게 분명하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