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마음아, 넌 누구니

톰소여와허크 2018. 11. 24. 13:26




박상미, 마음아, 넌 누구니, 한국경제신문, 2018.

 

 

마음 치유 전문가로 알려진 저자는 중학교 때 몸과 마음이 아파서 성적이 급락했기에 일 년 쉬었다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울증을 심하게 겪기도 했다. 서른여섯에 독일어를 배우지 않고도, 나이 제한과 상당한 경쟁률을 뚫고 독일에서 제공하는 국비 유학생에 뽑혀 공부한 이력이 있다. 유투브에 올려진 저자 강연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그 동안의 고민 상담과 자신이 깨달은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 스스로 마음근육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둘러 얘기하지 않고 솔직하고 간명하다. 남으로부터 험담을 들어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겐 비방하기를 즐기는 사람은 일단 멀리하라고 조언한다. “타인의 주목을 받고 싶다는 욕망은 강한데, 현재 내 삶이 욕망에 부응하지 못할 때는 조용히 자기 발전에 힘써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나보다 잘되고 있는 사람을 시기하는 마음이 발동하여 그를 비방하고 끌어내리면서 일시적인 자기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 또한 자신의 감정과 시간을 남을 비방하는 데 소비하는 안타까운사람들인 거죠”. 자신을 비방하는 얘기를 들은 주위 사람들이 그 말을 믿을까 봐 두렵다는 반응에 대해선, “험담하는 사람 말만 듣고 상대를 평가하는 사람이라면, 그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관계 맺을 가치가 없는 안타까운사람인 거죠.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라고 말한다. 저자는 내 운명의 결정권을 상처를 준 사람에게 내어주는 어리석은 일을 그만두고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자기인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화를 잘 지내는 심리적 하수들의 특징을 다섯 가지로 제시하기도 했는데, 어떤 부분은 자신도 좀 그런데라고 생각할 만하다. 저자는 오늘, 여기, 우리 사이에 일어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가 왜 화가 나지? 지금 내가 이 정도로 화를 내는 게 마땅한가? 내 콤플렉스를 들켜서 그걸 덮으려고 과하게 화내는 것 아닌가?’를 자신에게 물을 수 있다면 이성적인 반응을 할 수 있는데그러지 못하니 하수란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짜증을 남한테 해소하는 것”, “상대를 내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삼는 이기적인 사람을 하수 중의 하수로 꼽는다. “별 것도 아닌 일에 꼬투리를 잡아서 버럭 화를 내는일이 없는지 돌아보면서 이다음을 경계하는 태도야말로 하수를 면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안녕에도 기여하는 일이 될 거 같다.

저자는 과거의 경험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이 그것으로 인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함을 언급하며 과거의 아픔과 마주하고 화해를 시도할 것을 권한다. 마음속에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만나는 작업인데 실제, 자신의 어머니에게 자서전 쓰기를 권하며 한 권의 노트를 내어드린 게 계기가 되어, 어머니의 아픈 기억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진다. “저는 엄마의 상처를 알고 나니 엄마가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칭찬받지 못하고 늘 조심해라’, ‘남들에게 책잡힐 말과 행동은 하지 마라충고만 들었던 저의 상처도 치유됐죠. 도저히 안 변할 것 같지만, 사람은 예순에도 일흔에도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요.”라고 했다. 말이든 글이든 표현해야 또 그걸 수용하고 이해하는 일이 이뤄지고 그런 소통 끝에 더 나은 관계, 더 나은 당신과 나가 되는 것이다.

끝으로, 저자의 삶과 근황을 줄여 놓은 듯한 문장을 인용해 둔다.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할까?’ 생각하니 늘 외롭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자기 삶에만 코를 박고 살면, 내 인생이 별것 없다고 느껴져서 외롭고 쓸쓸해지죠. ‘사랑을 못 받으면 어때? 내가 사랑을 주는 사람은 될 수 있잖아?’

생각을 이렇게 바꾸고 미혼모, 입양인, 재소자들을 돕는 봉사를 시작했어요. 보잘것없는 것 같았던 제가 남들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이 꽤 있더라고요. 사는 게 더 나은 이유가 매일매일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이동훈)


* ‘생각하는 참새는 전선용 시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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