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장석주 그믐/ 장석주 흑염소 떼가 풀을 뜯고 있다. 어둑했다. 젊은 이장이 흑염소 떼 끌어가는 걸 깜빡했나 보다. 내 몸이 그믐이다. 가득 찬 슬픔으로 앞이 캄캄하다. 저기 먼 곳이 있다. 먼 곳이 있으므로 캄캄한 밤에 혼자 찬밥을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 것이다. -『몽해항로』수록 - 여드레 가는 비가 설밑까.. 감상글(시) 2010.08.30
그곳으로 가고 싶다/ 양문규 그곳으로 가고 싶다/ 양문규 그곳으로 가고 싶다 추수가 끝난 마른 옥수수밭 뒤로 그녀는 개울 건너 메밀꽃 피는 밭둑 걷고 있을 것이다 산과 들에는 쑥부쟁이 구절초 왕고들빼기 참취 고마리 쇠무릎 금강아지풀 개미취 물봉선화 산비장이 여뀌 굽이굽이 강물 흐르듯 두마 지나 벌곡 대둔산 태고사 저.. 감상글(시) 2010.08.30
그 겨울의 다람쥐/ 김계반 그 겨울의 다람쥐/ 김계반 쳇바퀴 돌릴 때의 다람쥐 그 불난 듯 파닥거리는 물레질에 한 성깔 하겠구나, 짐작이사 했습니다만 겨울 어느 아침 신발 신으려던 산골 소녀 기겁할 뻔했지요 모르긴 해도 댓돌에 머릴 박고 일을 낸 듯한 다람쥐 일가의 주검 때문이었지요 지난 가을 뒷산 도토리 줍다가 다람.. 감상글(시) 201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