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촛불/ 복효근 마늘촛불/ 복효근 삼겹살 함께 싸 먹으라고 얇게 저며 내 놓은 마늘쪽 초록색 심지 같은 것이 뾰족하니 박혀 있다 그러니까 이것이 마늘어미의 태 안에 앉아 있는 마늘아기와 같은 것인데 알을 잔뜩 품은 굴비를 구워 먹을 때처럼 속이 짜안하니 코끝을 울린다 무심코 된장에 찍어 씹어 .. 감상글(시) 2010.08.30
따뜻이 깁스하고 싶었을,/ 이은환 따뜻이 깁스하고 싶었을,/ 이은환 새끼손가락 며칠을 욱신거리던 것을 내가 모르는 동안 나는 나와 살짝 금이 간 사이였다 몸 안의 뼈 하나가 깨지는 순간을 내 쪽에서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더러 물러나면서 붓고 아프던 비명을 듣지 못했다 그 사이에 약속 하나가 조용히 나를 떠나갔다 미열에 시달.. 감상글(시) 2010.08.30
난 곰이고 싶지/ 유강희 난 곰이고 싶지/ 유강희 난 말이지 쑥 열 동이를 먹고 마늘 닷 섬을 먹고 다시 곰이 되고 싶지 사타구니가 칡잎처럼 풋풋한 검은 곰이고 싶지 그중 억센 소나무 둥치에 텅텅 등을 치고 그중 큰 바위에 탁탁 발바닥을 두들기며 미련하지만 뚝심 좋은 노래를 크게 크게 부르고 싶지 시퍼런 식칼 하나 들고.. 감상글(시) 201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