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김정수님.asf 라일락 카센터/ 이동훈 십 년 묵은 중고차 기름밥 먹고도 헉헉거려 라일락 나무가 있는 동네 카센터로 갔다. 새 차 살까요, 집은 나중에 사고. 아내는 어려운 걸 쉽게 말한다. 그래서 좋다. 볼일 보고 돌아온 길 그새 라일락 향이 얼마나 들었던지 차 엉덩짝에서도 들썩들썩 늙은 수리공의 몸놀림에서도 폴폴 터진다. 엔간히 되었는지 뚜껑 닫는 소리가 쨍한데 뜬금없이 엔진 소리가 코 고는 소리 같잖냐고 물어오는데 왜 지난밤 곯아떨어진 아내 생각이 났을까. 주저대는 게 딱했는지 이만하면 굴러가는 걱정 놓아도 된다며 빙긋 웃는 수리공 뒤로 바람 따라 빗질하는 라일락이 뭐가 우스운지 허리를 꺾는 통에 아껴둔 봄날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낭송-김정수님.asf 1.37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