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니체,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

톰소여와허크 2010. 10. 28. 16:46

고병권, ‘니체,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 소명출판


- 니체를 떠올리면 기존의 질서에 대한 강한 부정과 함께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우선 생각난다. 신에 대한 부정, 힘에의 의지, 초인, 영원회귀 등은 니체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열쇠가 되는 단어 목록이다.

  니체를 열심히 읽은 저자는 ‘영원회귀’의 방식을 ‘차이를 만들어내는 놀이’에 견준다. 그 놀이는 중심이 곳곳에 있다는 다수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자신을 끊임없이 생성해내고, 카오스와 미로를 즐기는 창조적 정신으로 가 닿을 수 있는 곳으로 파악한다.

  저자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니체는 여전히 어렵다. 저자는 니체는 하나가 아니고 니체를 읽는 방법도 그럴 거라고 말한다. 가면을 쓴 니체, 가면을 바꾸어 가는 니체를 두고 사람은 가면 속 진실을 파헤치고 싶어 하지만, 그 가면 하나하나가 곧 니체라는 말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지금의 나도 가면일 것이고, 싫든 좋든 어쩔 수 없는 ‘나’로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더 나은 가면에 대한 지향이 있어야 바람직하다. 지금을 부정(긍정을 위한 부정)하고 분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