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문학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

톰소여와허크 2010. 12. 5. 21:42

한준희, 문학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 꿈과 희망


-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고, 작품은 당대 현실을 반영한다. 작품에 반영된 현실은 특정 지역을 연고로 할 때가 많다. 또한 어떤 작품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면 그 배경이 된 지역을 예사롭게 지나지는 못할 터, 저자는 일부러 짬을 내어 작가의 고향이나 작가가 머물러 흔적을 남겼던 곳을 찾아 나선다. 그곳에서 이전에 읽었던 책의 장면을 환기하는 동시에 자신과 주변의 상황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데 열심이다.

  저자는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을 ‘남해’라고 말한다. 이성복의 ‘남해 금산’을 읽고 미조 포구와 금산에 닿았을 때를 떠올리며 자신의 내면을 치유했던 경험을 나직이 전한다. 문학과 여행은 치료적 성격을 띠는 게 분명하다.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 옛날, 백석이 '난이’를 그리고, 난이와의 결별을 받아들이면서 통영까지 내려왔다 떠나가는 모습을 저자는 두어 편의 시를 통해 어림해 본다. 백석을 통해서 숱한 독자가 낭만과 위로와 연민을 선물처럼 받아드는 것처럼 문학을 통해서, 여행을 통해서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음을 문학 기행은 보여준다.  

  문학 기행은 혼자도 좋겠지만, 여럿이라도 괜찮다.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장소에 닿아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 싶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