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끌림』, 달.
- 저자는 고등학교 때 친척 결혼식에 부모님 대신 축의금 내러 갔다가, 그 길로 일주일 간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가출을 감행했다. 누가 잡아채듯이 이끌린 길, 그는 그 길에 지금도 있고, 이 책은 그 길에 대한 혹은 길에 있는 자신의 포즈에 대한 짧은 기록물의 성격을 띤다.
정착과 안정보다 떠남을 선택한 것이 녹록한 일이 아니고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돈을 뜯기거나, 배낭을 도둑맞는 등 불운이 거듭 찾아와도 저자는 그럼에도 사람을 믿어야 한다고 그런다. 나쁜 사람보다 의심을 키우는 마음이 여행에 더 방해가 됨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여행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인용된 삽화 하나를 소개하면,
마침 잔돈이 없는 그, 그런 그를 위해 옥수수 값을 포기하는 청년, 그 청년에게 미안해 하다가 나중에 만났을 때 옥수수 값에 음료수 하나 더 내미는 그, 다음날 떠나는 그를 위해 옥수수 두 개를 기차 안에 넣어주는 청년…….
주고받는 일상의 정으로 더 환해지는 건 여행과 삶이 다르지 않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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