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 作 (石濤 1642-1707)
조송식, 중국 옛 그림 산책, 현실문화연구, 2011
- 동양의 옛 그림은 시, 서, 화가 따로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상적인 풍경이나 놓치기 아까운 장면, 그로 인해 생기는 마음의 상태를 시로 풀 수도 있고, 그림으로 그릴 수도 있다. 미묘한 마음의 변화가 글씨체에 담기기도 할 것이다.
시 한 편에, 그림 한 폭에, 글씨 한 점에 선인이나 이웃의 마음결을 느끼고 공감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이런 작품이 삶과 자연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작가의 깊은 고뇌와 깨달음의 일면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청나라 초, 석도의 작품에서 느낀 감회를 이렇게 기술한다.
“현실을 초월하여 문화적으로 무한한 시공간에서 자유롭게 유희할 수 있는 것”(<여산관폭도>)
“석도는 노를 젓고 있지만 사실은 물의 흐름에 맡긴 듯하다. 최소한의 의지도 자연에 맡긴 것이다”(<인병득한도> 열장 중 여섯째)
그림을 통해 석도를 보고, 석도를 통해 석도의 처지나 사회상을 보고, 또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게 자연스런 감상법이라 할 것인데 잠시, 그림에서 눈을 떼고 일상을 보니 또한 멈춰진, 그림 한 장면인 양 싶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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