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산청 삼매

톰소여와허크 2012. 3. 1. 17:42

 원당매(남사마을 분양고가)

 정당매(단속사지 뒤편)

 

 남명매(산천재)

 

 대원사 대웅전 문살


산청 삼매 / 이동훈



매화 삼매경(三昧境)도 아니면서

삼매(三梅) 소문 듣고 떠난 길

죽은 둥치에 흙칠갑하고 곁줄기로 남은 원정매.

휑뎅그렁한 마음을 읽었는지

지붕 위 바람 소리를 빌려 운다.


바람길은 끊어졌다 이어지고

단속사지에 이르러 다시 끊어진다.

세상 연(緣)도 반쯤 살리고 반쯤 끊은 정당매.

죽은 줄기를 아주 놓지 않는 건

저승까지 환하도록 한번 더 봄을 살려는 거다.


산천재에 와서야 몰려 우는 바람

한참을 기다려서야 알은척하는 남명매.

매화에 숨은 봄을 가불하고 싶은데

성그레한 매무새로 묵묵부답이다.


산청 고매(古梅), 수인사 나누고도

꽃을 대하지 못해 섭섭한 줄 알았던가.

대원사 대웅전 문살에 기댄 매화.

시절을 묻지 않고 매초롬히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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