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손현숙, 나는 사랑입니다, (주)넥서스, 2012
- 동물구호 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사진을 찍고, 손현숙 시인이 글을 썼다.
시인은 서문에서 “버려진 동물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우울증을 앓는다. 자신을 부정하고, 분노하고, 타협하고, 우울해하고 그리고 수용하는 그 모든 과정이 어쩌면 저렇게 사람과 똑같을까”라며 반려동물의 생태와 반응이 사람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받을 권리를 아무도 의심하지 않듯이 사람의 곁을 지키는 반려동물의 권리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 속 시추를 보다가 몇 해 전 기억이 스친다. 친척집 배밭에서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며 붙임성 있게 굴던 녀석이었다. 길 안내까지 할 정도로 영리하기도 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시추가 사라졌다.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으나 주인이 시추를 팔아넘겼다고 한다. 듣는 나도 서운한데 시추는 오죽할까 싶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시추는 상처를 안고 살아갈 것이고 그걸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책을 읽은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또, 버림받아 생긴 상처는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는 것도.
이 책은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 대신 도살장으로 넘겨질 뻔했던 개, 실험용으로 쓰이고 안락사 당한 개, 씨고치장에서 인위적 교배로 새끼를 낳고 빼앗겨야 하는 개, 그런 개, 개, 개의 너절하고 안타까운 생을 소개하고, 이런 삶을 강요하는 인간에게 각성을 요구한다.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책임”이라는 시인의 말이 오래 남는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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