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하, 『모란 동백』, 이야기가있는집, 2014.
이제하 소설가는 김영태 시인과 함께 문학과지성사 시집 표지의 캐리커처를 담당하는 화가이기도 하다. 인물의 특성이 쉽게 파악되지 않을 때 무수한 파지를 남겨야 한다고 고백한다.
조영남이 불러서 유명해진 ‘모란 동백’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배경을 들려주기도 하고, 자신의 이미지나 기호와 관련된 생각이나 일화를 그림과 함께 소개해 준다. 벙거지를 쓰거나 담배를 계속 피워대는 일상의 의미를 따져보기도 하고, 골목과 빨래 등에 대한 예찬도 늘어놓는다.
이 중 ‘빨래’를 아름다움의 원형으로 치켜세우기까지 하는데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져도 빨래의 그 빛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빨래에는 “내가 살아온 어쭙잖은 세월 동안의 기쁨과 그 상처와 또 그만한 부끄럼과 죄의식과 콤플렉스 같은 것들이 죄 입력돼 있다”고도 했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는 노래 한 구절을 자꾸 읊조리게 된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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