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분(글) 오병훈(그림), 『제비꽃 편지』, 도솔출판사, 2005.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가 감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쓰인 글이라면, 『제비꽃 편지』는 야생화에 꽂힌 저자가 발품을 팔아가며 만난 야생화와의 인연을 쓰되 자신과 이웃의 이야기를 같이 엮어서 들려준다.
작아서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한 번 알게 되면 특별한 느낌을 갖게 되는, “형광 물체 같은 잎사귀의 밝음”을 가진 괭이눈을 말하면서 식물의 이름을 처음 알려준 꽃 박사를 추억하기도 하고, tv 드라마 제목을 연상케 하는 ‘여로’라는 꽃을 두고 지금은 수몰되어 없어진 고향 마을을 떠올리며 여로를 그리움이 묻어나는 꽃으로 칭하기도 한다.
해가 진 저녁에 하늘타리 꽃이 핀 것을 보고 너무 기쁜 나머지 비누칠하는 남편을 끌다시피 해서 꽃을 보여준 뒤, 하늘타리 꽃이 면도비누 거품과 닮았다고 말한다. 이렇게 메모를 남겨두었으니 하늘타리 꽃이 거품을 닮았는지 아닌지, 다른 무얼 닮았는지 어떤지 확인하는 기회가 있을 줄 안다. (이동훈)
자주여로
사진 출처 : http://cafe.daum.net/bklovewildflower/AG5o/5236?q=%C0%DA%C1%D6%BF%A9%B7%CE&re=1
'감상글(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세이> 클로드 모네 (0) | 2015.06.24 |
---|---|
<소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0) | 2015.06.06 |
<에세이> 무명 화가들의 반란, 민화 (0) | 2015.05.10 |
<에세이> 모란 동백 (0) | 2015.04.30 |
<에세이>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0) | 2015.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