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동화> 형이 왔다

톰소여와허크 2015. 12. 24. 10:57

 

 

한혜영 글(최성아 그림), 『형이 왔다』, (주)교학사, 2014.

 

 

- 귀신 소동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 가족 구성원의 상처가 드러나고 갈등이 증폭하기도 하면서 서서히 귀신의 정체가 밝혀지는 이야기다.

칠성(세븐)이 가족은 칠성이 형이 사고로 죽고 난 뒤에 플로리다로 이사를 오지만, 다락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수돗물에서 핏물이 나오기도 하는 경험을 한다. 칠성이 할매는 망고나무 위의 흰 새를 죽은 손자의 환생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귀신 소동의 상당 부분은 집을 내주고 옆집으로 이사 간 아이들과 관련된다. 생활이 어렵게 되자, 부부 싸움이 잦아지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이들이 모종의 행동을 하게끔 만든 것이다. 결국, 저자는 귀신 소동을 통해서 가족 안에 사랑과 믿음, 그리고 이해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 한다.

귀신의 정체는 밝혀졌지만, 죽은 형이 한 마리 새로 날아왔다는 할머니 생각은 소설 내내 부정되지 않는다. 이를 부인하고 피하려던 어머니도 그런 할머니를 수용한다. 세상을 다 안다면, 모든 게 분명하다면 그런 세상이 정말 지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 또 설명하거나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고, 그 마음까지 읽어 주는 마음을 배운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