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샤걀 내 영혼의 빛깔과 시

톰소여와허크 2016. 4. 2. 07:06



비테프스크 위에서(1915-1920)


김종근, 『샤갈 내영혼의 빛깔과 시』, 평단아트, 2004.



- 샤갈은 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 비테프스크에 태어났다. 김춘수의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은 비테프스크 마을 정경과 마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나와 마을>(1911)에서 연상된 것이다. 이 시 제목에 이끌려 박상우가 같은 제목의 소설을 쓴 바 있다.

샤갈의 그림엔 염소와 수탉, 하늘을 나는 사람이 자주 등장한다. 그 그림을 감상하며 그림의 배경까지 헤아려 보는 시간은 즐겁다.

마을의 유대 학교를 떠나, 러시아 초등학교로 가면서 말더듬이 증상까지 앓으며 적응을 하지 못한 샤갈은 그림을 통해서만 자유를 느꼈다. 그림을 통해서 시인 아폴리네르 등 여러 작가와 소통하기도 하고 연인 벨라를 곁에 둘 수 있었다. 마을의 전설을, 사람을, 이후 전쟁으로 인해 화염에 싸인 마을 모습까지 샤갈의 그림 대상이었고, 서커스 이야기, 성서 이야기도 샤갈이 집중한 소재다.

마을 위를 연인과 손을 잡고 나는 풍경을 한참 보게 된다. 날개 없이 나는 것이 꼭 상상만은 아닐 것이다. 그림에 들어가 사는 동안 하늘을 밟고 다니게 되고 저도 모르게 붓이 움직이며 거짓말 같은 마술 같은 그림 한 점 나올 테니.(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