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렬, 『간송 전형필』, 김영사, 2010.
개인 박물관이지만 국보와 국보급 문화재를 다수 보유한 간송 미술관, 그 안에 문화재가 어떤 수고를 거쳐서 수장된 것인지 알아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자신의 재산을 문화재를 위해 투자한 간송 전형필의 삶도 같이 살펴볼 수 있다.
고서가 많은 한남서림을 인수한 간송은 《근역화휘》,《근역서화징》으로 역대 서화가들의 화첩과 기록을 애써 남기려 했던 오세창의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서화와 고서와 불상 등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첫 번째 수집품은 정선, <인곡유거>다. 인왕산 자락, 안개가 깔린 기와집에서 책 읽는 선비가 그려진 작품이다. <압구정>, <장안연우> 등 정선의 진경 그림과 <베짱이가 이슬을 마시다>, <원추리와 벌과 나비> 등의 초충도를 잘 그린 심사정의 그림과 <미인도>, <혜원전신첩> 등의 풍속도를 다수 그린 신윤복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이 작품들이 어떻게 수집되었는지를 따라 읽는 즐거움이 크다.
영국인 개스비로부터 기와집 400채의 값을 주고, 고려청자 20점을 인수해 나중에 일곱 점이나 국보와 보물로 지정되게 한 일, 사회주의자 김태준의 연결로 훈민정음 해례본을 얻게 된 사연도 흥미롭다.
간송이 수년에 걸쳐 지은 보화각(간송 미술관)은 간송 사후에 일 년에 두어 차례 전시회를 갖다가 지금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내 박물관에서 전시를 갖고 있다고 한다. 서울 갈 때 둘러볼 일이라고 메모를 남겨둔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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