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나는 어떤 집에 살아야 행복할까?

톰소여와허크 2016. 3. 12. 22:39


고제순 외, 『나는 어떤 집에 살아야 행복할까』, 철수와영희, 2012.


- 서울 소재 길담서원에 들었다가, 그곳의 청소년 인문학 공부 모임에 쓰인 강의 내용이 주제별로 몇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고, ‘집’과 관련된 이 책을 구입했다.

   길담서원 안주인이기도 한 이재성은 문학작품 속에 반영된 집 이야기를 강의 주제로 삼았는데,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황선미)을 인용하며 실적 위주의 일괄적인 지붕 개량 사업으로 살던 집을 헐면서 더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사정이 있었음을 말한다. “마을의 역사와 삶의 온기”를 앗아가는 무분별한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비친다.

   조광제는 집과 사회의 관계를 살피며, 고층 위주의 건축물이 자연과의 소통을 잃어가는 면을 지적한다. 세계 자체를 하나의 좋은 집으로 만드는 발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같이 공유하고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을 확대시키는 게 가장 유효한 방법임을 생각하게 한다.

   손낙구 역시,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최소한의 주거 공간이 보장되기를 희망한다. 부동산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하고, 실제 거주하는 사람이 집을 소유하도록 제도화하는 게 정부의 역할임을 말한다.

   도서관이나 공원처럼 공부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집과 공간이 우리 삶을 복되게 할 것이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