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동화> 아이 돌보는 고양이 고마워

톰소여와허크 2022. 11. 3. 16:26

박채현 글 이은주 그림, 아이 돌보는 고양이 고마워, 봄마중, 2022.

 

 

- 아이 돌보는 고양이 고마워표지 그림을 보면 고양이가 새끼를 돌보는 게 아니고 사람 아이를 돌보는 가사 도우미로 등장한다. 동물과 얘기하는 동화는 이미 판타지다. 고양이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친밀감을 느낀다면 고양이가 아이를 돌보고 어른을 설레게 하는 스토리는 판타지가 아니고 현실이기도 하다.

실제로 주변에 동물을 가까이하면서 대화를 곧잘 하는 사람이 드문 건 아니다. 쌍방향 대화인지 의문은 있지만 고양이와 개는 반려동물로 다른 가축과 구별되는 지위를 얻고 있다. 고양이나 개가 그런 지위를 갖기 위해서 애를 쓴 것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선택이 그리되었을 것이다. 이 또한 편견일 가능성은 열어 두자. 고양이 속을 누가 다 알겠는가. 남들은 듣지 못하는 고양이 언어를 동물학자는 이해하려 하고, 동화 작가는 나름의 공부와 이해에 상상력을 더해서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박채현 작가의 이번 동화도 판타지 요소를 얼마쯤 가지면서 동시에 고양이가 살아가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동화엔 두 스타 강사 고양이가 등장한다. 첫 번째 스타 강사는 잘들어고양이다. 스타 강사는 집고양이가 되는 방법, 고양이의 심부름까지 해주는 집사를 얻는 방법을 순차적으로 알려주는데 공짜는 아니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고양이는 스스로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반대파의 서슬도 만만찮다.

두 번째 스타 강사는 하얀발고양이다. 잘들어 스타 강사의 교육을 받았고, 반대파인 어머니 고양이의 영향도 받았다. 모험을 좋아하고 죽을 고비도 넘기면서 인간의 도움을 받지만 인간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아이 돌보는 고양이 고마워의 정체는 나중에 밝혀지는데 이 동화의 돋보이는 마무리란 생각이 든다.

 

냄새 폭탄 뿜! !으로 방귀의 기능을 높이 샀던 작가가 새로운 냄새를 들고 왔다. 동화책 표지 그림엔 식탁이 있고, 식탁엔 우유가 놓여 있다. 우유 이름을 클로즈업 해본다. ‘00우유. 00은 누굴까.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건네는 웃음 같은, 선물 같은, 적당하게 삭은 냄새 폭탄의 향기가 난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