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섬에서/ 신현락 어섬에서/ 신현락 나이가 들수록 버리기가 힘들어진다 헌 구두의 뒷굽을 보면 힘겹게 걷던 날들이 생각나서 버릴 수가 없다 마음의 후미진 구석에는 그렇듯이 닳아빠진 사연으로 가득 찬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언젠가는 버려야지 하면서 버리지 못하는 인연이 난마처럼 얽히어 한 사람을 용서하.. 감상글(시) 2010.08.30
안동 숙맥 박종규/ 안상학 안동 숙맥 박종규/ 안상학 신문 지국을 하는 그와 칼국수 한 그릇 할 요량으로 약속 시간 맞춰 국숫집 뒷방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터억하니 두 그릇 든든하게 시켜놓고 기다렸는데 금방 온다던 사람은 오지 않고 국수는 퉁퉁 불어 떡이 되도록 제사만 지내고 있는 내 꼴을 때마침 배달 다녀온 그 집 아.. 감상글(시) 2010.08.30
시래기 한 움큼/ 공광규 사진- 안기영님 시래기 한 움큼/ 공광규 빌딩 숲에서 일하는 한 회사원이 파출소에서 경찰서로 넘겨졌다 점심 먹고 식당 골목을 빠져나올 때 담벼락에 걸린 시래기를 한 움큼 빼서 코에 부비다가 식당 주인에게 들킨 것이다 "이봐, 왜 남의 재산에 손을 대!" 반말로 호통치는 식당 주인에.. 감상글(시) 201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