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시인이 되어 나귀를 타고』, 문장사, 1980. - 신문연재를 모은 산문 책머리에 적기를, 산업화 사회에서 “도덕의 파괴와 도덕감각 및 도덕적 상상력의 둔화는 인간을 내부로부터 헐어버리는 요소”라고 했으며, 이러한 일에 대한 관심으로 시인은 산문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시인의 시편에 비해서 산문은 한층 친절하다. 부지런하다는 것과 바쁘다는 것>을 읽어본다. 바쁘다(忙)는 것은 마음을 어디다 두고 온 상태라서 편치 않아 보이고 불안해 보인다고 했다. 바쁘게 해서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삶에 대한 궁극의 목적은 있지만, “그 목적은 달성되지 않고 수단인 바쁘다고만 하는 어떤 상태의 포로가 되기만 한다”고 했다. 부지런다는 것은 좀 다르단다. 『벽암록』의 덕운(德雲) 일화를 예로 들며 치성인(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