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영화)

오아시스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0:47

글 작성 시각 : 2002.09.16 00:20:08

정상과 비정상은 얼마만한 차이가 있는 것일까. 오아시스는 정상인과 비정상인을 구분하는 정상인의 기준을 의심하게 만든다.
가족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전과 3범의 남자가 있다. 하는 행동거지가 덜되고 거칠지만 따뜻한 인간애를 가진 남자이다. 남자는 형 대신에 감옥까지 살았지만, 제발 생각 좀 하고 살라는 형의 질책과 매질이 돌아왔을 뿐이다.
행동과 말이 부자유스러운 여자가 있다. 손과 발이 오그라들고 얼굴이 일그러진 중증 장애자이다. 여자의 오빠는 장애인 가족 혜택을 받으며 새아파트로 이사를 갔지만, 정작 장애자인 동생은 남겨둔다. 매달 이십만원의 돈을 내고, 가끔씩 동생을 찾아오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오빠는 생각한다.
남자와 여자는 우연찮게 만나서 사랑을 키운다. 하늘도 같이 보고 전철도 탔다. 남자는 여자더러 예쁘다고 했고, 여자는 같이 있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오빠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남자를 강간범으로 신고한다. 여자는 남자의 무죄를, 자신들의 사랑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지만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다. 남자의 형과 여자의 오빠는 합의금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둘만의 오아시스를 꿈꾸지만, 두 사람의 꿈은 정상인의 폭력에 의해서 여지없이 깨어졌다. 두 사람의 깨끗한 사랑이 받아지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 오염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장애에 대한 편견이 뿌리 깊음을 아프게 깨우친다. 장애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절뚝거리며 영화관을 빠져나가는 수많은 장애인들 머리 위로 빗줄기가 사정없이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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