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공통역사교재 제작팀, 『한국과 일본 그 사이의 역사』, (주)휴머니스트, 2012.
- 일본과 한국의 근대는 따로 떼놓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얽혀 있다. 대구와 히로시마의 역사 교사들이 뭉쳐 두 나라 사이의 역사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책을 내놓았다. 이 책은 이전의 역사서보다 근대를 살았던 서민들의 실제 생활이 어떠했는지가 확연히 잘 드러난다.
배우는 학생을 고려하여 평이하게 풀어 쓰면서도 깊이와 흥미를 갖추고자 했던 노력이 제대로 결실한 것은 실제 역사를 가르치는, 지역의 교사가 중심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군데군데 인상적인 역사 장면을 따로 기술해 둠으로써 그 자체로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점도 눈에 띈다.
예컨대, 청도 와인터널은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유명세를 치르지만 옛 이름은 성현터널로 훗날 초대 조선 총독을 역임하고 일본 총독이 된 데라우치의 작품이며 터널 공사에 지역 농민이 매일 4천 명씩 동원되어 혹사를 당했다고 한다. 반면에 대구 수성못은 쌀 증산을 위해 만들어진 못으로서 수성수리조합이 지금의 모습으로 완공한 것인데, 일본인 미즈사키 린타로가 조합비를 소작농에게 물리지 않고도 잘 운영함으로써 지역인의 존경을 받았다고 적고 있다.
양국 간 좋은 기억보다 좋지 않은 기억이 훨씬 많은 게 현실이지만, 양국의 교사가 손을 잡았듯이 아직 써지지 않은 미래의 역사에는 수성못 이야기처럼 미담이 많았으면 좋겠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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