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서울은 깊다』, 돌베개
- 서울의 특징적인 면을 살필 수 있는 몇몇 단어를 깊이 파고들면서 서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책이다.
‘땅거지’란 말은 영조 대 하천 바닥을 파는 작업을 하면서 퍼낸 흙이 커다란 인공 산을 만들었는데, 정원 초과로 다리 밑을 차지 못한 거지들이 인공 산을 파고 거처를 마련했다는 데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단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서 권세가나 부잣집의 인심을 빠르게 간파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깍쟁이가 되어야 했고, 이게 서울 사람들의 약삭빠른 성향을 지칭하는 말로 바뀌었단다.
조선후기 양반 문화는 서울 동서남북촌이 달랐고(북촌은 집권 기간이 길었던 서인 세력이 상주한 반면에 남촌은 남인의 근거지였고 남북 그 사이 중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함) 영․정조 때 실시했던 탕평책은 결국 살고 있는 땅을 차별하지 않는 땅평과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북촌의 권력은 강남으로 상당 부분 이동했지만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 호남과 영남으로 갈리어 좀처럼 땅평하지 못하는 현실은 예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이동훈)
북촌 계동길(중앙고등학교 앞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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