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톰소여와허크 2014. 3. 28. 10:43

 

김현아,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호미, 2008.

 

- 저자는 사진 찍는 동료와 함께 신라 박제상 부인의 흔적을 찾아 치술령을 헤매고, 선덕여왕의 흔적을 찾아 분황사와 황룡사 터, 여왕릉과 여근곡을 답사한다. 수덕사에서 김일엽과 나혜석이 어떻게 해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떠올리며 남성 위주의 사회에 이들 신여성들이 어떤 식으로 금기에 도전해왔는가를 말하고 싶어 한다.

  저자의 발걸음은 해남 고정희 생가를 찾는 것으로 끝나지만, 여성에게 가해진 부당한 굴레나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없애기 위한 나름의 노력은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현재형으로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언급된 진덕여왕의 흔적을 찾아 경주 현곡리를 다녀왔다. “봉분 아랫단 십이지 신상을 돋을새김으로 조각한 것이 장식의 전부다. 그런데도 햇빛 아래 환하게 앉은 능은 화관을 두른 처녀마냥 이쁘다”는 말이 실감난다. 봄바람이 불어서 - 바람이 아니 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를 만나러 낯선 곳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이동훈)

 

2014.3. 진덕여왕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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