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히로시게, '도카이도 50경 중 「쇼노」
조정육,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주)아트북스
- 저자는 그림에서 자신의 일상생활을 떠올려 보거나, 반대로 일상생활에서 그림을 떠올려 보거나 하면서 생활에 밀착된 그림 읽기의 모범을 보여준다.
갑작스런 소나기를 피해 달음박질하는 사람을 그린 히로시게의 「쇼노」를 보면서 저자는 비에 후줄근히 젖는 삶을 생각한다. 피하려고 해도 만나게 되고, 더러 장맛비처럼 오래 가기도 하는 실의와 좌절의 날이 있었지만 인생에 대한 수업료를 치른 것으로 좋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사람 얼굴의 주름이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그냥 늙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더라고 말한다.
김명국의 「설경산수도」를 보면서, 저자는 겉으로 무뚝뚝하고 속으로 다정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전 모습과 연결 지어 감상한다. 떠나는 남편을 배웅하고 있는 그림 속 여자를 아내로 본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으나 두 사람의 관계는 묘한 느낌을 주면서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상상할 여지를 주고 있다. 다만 얼마간 떨어져서 서로를 보는 눈길에서 둘이 애틋한 사이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림과, 그림에 빠져서 그림과 연애하듯이 지내는 사람, 이 둘의 관계도 꽤나 애틋할 것이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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