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

톰소여와허크 2014. 8. 10. 19:16

 

요하네스 베르메르, <진주 귀고리 소녀>, 1665-1666년경

트레이시 슈발리에(양선아 역), 『진주 귀고리 소녀』, (주)도서출판 강

 

  -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 귀고리 소녀>에 푹 빠진 작가가 늘 그림 사진을 가까이 두고 지내다가 마침내 그림이 전하는 이야기를 받아쓰기 한 것이다.

  화가의 생애가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많은 부분을 상상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특히 그림 속 소녀의 정체가 그렇다. 작가는 고심 끝에 그녀를 하녀로 만든다. 또 하나의 고민은 진주 귀고리다. 그림이 평범을 넘어 수작이 된 결정적인 포인트가 진주 귀걸이에 있음에 착안해서 하녀 신분과 진주 목걸이를 자연스레 그렇지만 흥미진진하게 연결시킨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주인공은 정직하며 야무지기도 한 소녀지만 하녀의 신분으로 자유 의지를 갖기 어려웠던 시대에 놓여 있었다. 주인과 그의 가족, 그림 고객인 귀족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오면 자신을 지키고자 하녀에게 소설의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인인 베르메르의 존재감이 약한 듯하지만 그가 바로 <진주 귀고리 소녀>의 원작자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 큰 불만은 없겠다.

  인물 그림 한 장이 전하는 이야기와 베르메르의 그림 몇 장으로 더위를 잠깐 잊었는데 벌써 입추가 지났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