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아닌 척 / 유은희 다른 색을 칠했다고 네 맘이 숨겨지겠니? 옆구리에 작은 벨까지 차고 안 기다린 척은 몇 번을 고쳐 채운 자물쇠 자국 좀 봐 이미 너도 흔들리고 있었잖아 ㅡ『수신되지 않은 말이 있네』, 애지, 2023. 감상 – 아닌 척 긴 척. 이때 ‘척’은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일컫는 말이니 진실이 아니라 진실을 가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는 분명 그러하지만 진실이란 게 뚜렷하고 적확한 형태로 있는 게 아니다 보니 한 쪽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 오히려 불편해지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두려움을 이겨내며 언제든 진실 편에 서려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헌신이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꾸어 왔다고 믿지만 그 반대편 사람들도 자신을 진실의 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