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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낙엽을 타고

켄 로치 감독이 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독립영화 상영관인 오오 극장(대구 만경관과 곽병원 사이에 위치)을 찾았다. 혹시나 영화 상영 중에 기침이 나올까 봐 기침약 먹고 기침약 비스무리한 것도 찾아서 입에 털어넣고 목캔디까지 챙겨서 갔다. 그런데 가서 본 영화는 대신 다. 좋아하는 걸 아끼고 싶어서 라고 해두자. 는 핀란드 출신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작품이다. 영국 출신 켄 로치 감독처럼 주류보다는 비주류 특히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많이 만들어온 것 같다. 영화 속 남자와 여자도 일용직 노동자로 고용이 불안한 상태고 실제 해고와 재취업을 반복한다. 그런 중에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남자는 사랑의 완성을 위해서 어렵게 금주를 결심한다. 서사나 감정이 과하지 않으면서 부족..

감상글(영화) 2024.01.28

마음이 저만치에서 / 양윤미

마음이 저만치에서 / 양윤미 한 달 생활비가 육만 원이라고 해서, 열 살짜리 인도 아이, 아닌에게 매달 육만 원을 보냈어요 십 년 정도는 돕고 싶었어요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돈으로 해결되는 일이라잖아요 십 년이면 720, 그깟 돈으로 누군가의 세상에 보탬이 되기로 했어요 정기적으로 감사 편지가 왔지요 미혼에 무자식인 주제에 아닌의 안위에 뿌듯했어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닌의 키가 자라고 몸이 자라고 저의 마음도 자랐습니다 상황이 달라지기 전까진 말이예요 아닌이 너무 쑥쑥 자라서 생활비에다 학비 삼십이 더 필요하대요 침이 꼴깍 넘어갔어요 아닌 건 아닌 거잖아요 비정규직 강사는 출산과 동시에 캐시가 멈추거든요 결국 저는 제 새끼들을 선택했어요 한동안 돌을 씹는 기분이었어요 아닌이 잘 살아남길 기도하는 수..

감상글(시) 2024.01.18

<소설> 빨강 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박혜원 역), 『빨강 머리 앤』, 더모든, 2019. - 작가 몽고메리(1874〜1942)는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태어났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녀의 『빨강 머리 앤』은 1907년 출간되었다. 소설 속 앤은 부모를 잃고 다른 집을 옮겨 다니다가 고아원에 보내지고, 섬에 사는 매슈와 마릴라 남매에게 입양되어 자란다. 작가 몽고메리가 섬에 돌아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외할머니 일을 도왔듯이 소설 속 앤도 자신의 은인인 매슈가 죽은 후 마릴라 곁에 남기로 결정한다. 몽고메리의 자전적 경험이 소설 속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을 것이다. 소싯적 읽었던 기억만 희미하게 갖고 있던 『빨강 머리 앤』을 다시 읽으니 그냥 처음 읽는 느낌이다. 다른 책과 번갈아 보..

감상글(책) 202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