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淸道) 기행
2009. 3월 청도역 2014. 10월 청도역 청도(淸道) 기행 / 이동훈 청도, 한 음절씩 소리 낼 것 같으면 뱃속에 든 맑은 바람이 입술 열고 한데로 나간다. 팔조령 고갯길에 혼자 쉬어가던 날들의 바람소리는 터널로 내려와 울고, 그 바람 맞으며 선암서원 배롱나무는 붉어지고, 적천사 은행나무는 노래지고, 운문사 처진 소나무는 세월 모르고 푸르기만 하다. 아지랑이 필 땐 남산 구름에 눈 주고, 더운 날엔 낙대 폭포에서 물맞이하고, 갑작바람 이는 날엔 읍성에서 달맞이하고, 길 따라 창녕, 밀양, 언양까지 다녔다. 그 사이에 애인도 생기고 아들딸도 얻으니 청도는 언제든 바람내는 고장이다. 제철에 산나물 나고 철철이 복숭아 익고, 집집마다 감나무를 식구로 둔 청도. 민물 잡어처럼 드세고 날렵한, 바닥에 익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