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슨 그림 / 정일관 짐칸, 녹이 잔뜩 슨 바탕 위에그림 그려 넣은 낡은 트럭 한 대쿨럭거리며 지나간다. 돛단배 한 척, 갈매기 세 마리,바다 위의 섬 하나,구름이 떠 있는 안타까운,하늘까지 그려놓았네. 돌멩이로 긁어서 그렸을까,쇠못이나 공구 따위로 그렸을까.짐 부린 뒤에 담배 한 대의 여유로먼 고향 아니면 옛사랑의 거처를새긴 것일까. 밤새 화물을 나르는트럭의 숨소리에생애가 거칠게 녹슬어가도그리움은 갈매기처럼 울고세월은 바람 따라 출렁이는데, 철야의 어둠이 다하여아침 빛 돌아올 때주섬주섬 그려놓은 마음 한 조각도드라져 반짝이고 있네. -『별』, 푸른사상사, 2024. 감상 – 캐나다 어촌마을에 태어난 화가 모드 루이스(1903〜1970)의 삶과 예술을 다룬 내 사랑>(2016)이란 영화는 그해 최고의 ..